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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n/feedback

지시는 명확하게, 도움은 적극적으로

by mattew4483 2024.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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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런 일이 있었다.

뚠뚠

여느 때와 다름없이 개발을 하던 어느 날. 동료 개발자에게 업무를 할당할 일이 생겼다.

특정 모듈에서 발생한 버그성 이슈를 처리하는 것이었는데, 해당 팀원은 이전에 이 모듈을 작업했던 담당자였다.

 

크게 복잡한 문제도 아니었고 해결 방법도 간단해 보였다.

한 30분 정도 소요되겠거니 생각하면서, 자리로 돌아와 내 업무를 진행했다.

 

하지만...

30분, 1시간, 2시간이 지나도 코드 리뷰 요청(PR)이 오지 않았다.

예상 시간보다 한참이 지난 후에야 리뷰 요청이 왔고, 그제야 뭔가 잘못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가 작성한 코드들은 내가 생각했던 해결 방안과 전혀 달랐다.

복잡했고, 의도가 명확하지 않았으며, 결정적으로 다른 모듈에까지 불필요한 의존성이 전파되어 있었다.

(심지어 코드를 작성한 본인 역시 뭔가 잘못된 코드다 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에게 다가가, 정확한 문제 원인과 내가 처음 생각했던 해결책을 얘기했다.

그리고는... 정확히 30분 뒤, 이야기 나눈 내용이 반영된 새로운 PR이 도착했다.

모든 테스트가 정상적으로 동작했고, 이슈는 무사히 종료되었다.

 

많은 반성을 했다.

30분 만에 처리될 수 있는 이슈에 2시간 정도가 소비되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불명확한 지시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소통 오류, 즉 나의 지시가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명확한 지시란 뭘까?

해결해야 할 이슈 자체는 명확했고 팀원 역시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내가 처음 생각했던 원인을 설명하고, 해결 방안을 A부터 Z까지 얘기해줬어야 하는 걸까?

모든 소스 코드를 일일이? 그럴 바에는 내가 직접 코드를 작성하는 게 낫지 않을까?

 

고민 끝에 내린 답변은 아래와 같다.

업무 지시에 있어 명확성은 그 과정이 아닌, 결과의 명확함을 뜻한다.

 

결과의 명확함.

 

그 과정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실무자에게 온전히 맡겨야 한다.

중요한 것은 결과, 즉

1) 내가 기대하는(예상하는) 결과물이 어떤 형태인지

2) 내가 기대하는(예상하는) 소요 시간은 얼마인지 를 명확히 전달하는 것이다.

 

나의 경우 

1) 기대했던 결과물의 형태를 전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 불필요한 의존성이 다른 모듈에까지 전파되고

2) 기대했던 소요 시간을 전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 2시간 동안이나 끙끙거리며 코드를 붙잡고 있었던 것.

 

만약 내가 "해당 feature 내부 로직을 통해 이슈를 해결해 주세요. 제 생각에는 30분 정도 걸릴 것 같습니다!"라고만 얘기했다면?

팀원 역시 코드 품질을 유지하면서 내가 생각했던, 어쩌면 이 보다 더 나은 해결책을 떠올렸을지도 모른다.

또한 30분이 넘어가도록 해결하지 못했다면 뭔가 이상함을 깨닫고, 내게 먼저 도움을 요청했을 것이다.

→ 오늘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아주 적었을 테다!

 

소극적인 도움

예상 시간이 지났음에도 코드 리뷰 요청이 오지 않았을 때 '왜 이렇게 오래 걸리지?' 란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그러고는 아무런 액션도 취하지 않았다. 왜일까?

 

첫째, '내가 봤을 때' 어렵지 않은 업무였기 때문에, 팀원에게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나의 시야와 다른 사람의 시야는 다를 수밖에 없는데, 이를 간과하고 말았다.

이 때문에 알아서 잘하겠지 라는 막연한 낙관에 빠졌다.

 

둘째, 내 일에 몰두했다.

물론 자신의 일은 중요하다.

하지만 팀에 속한 상태로 일을 하는 이상, 모든 성과는 팀을 기준으로 측정되어야 한다.

즉... 나의 5분으로 다른 사람의 1시간을 아낄 수 있다면, 마땅히 5분을 투자해야만 하는 것! 

 

모든 일에 사사건건 간섭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나설 의무 역시 지켜야만 한다.

 

물론 내 일만 처리하기도 바빠죽겠다! 란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한 조직 안에서 구성원이 맡은 일에는 다른 구성원에게 도움을 주는 행위 역시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이는 직책이 높아질수록, 조직 내 권한이 많아질수록, 신경 써서 지켜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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